원문보기나의 영원한 동지 김근태 학형!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끝자락에서 학형을 추모하는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울대 재학시절 우리는 한일회담 반대를 외치며 열흘간의 단식을 함께 했습니다. 제가 법대 대표로 민족주체성확립이라는 혈서를 써내려 갈 때도 학형은 함께 있었습니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 이제 어렴풋한 기억이건만, 우리의 시작은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나의 영원한 동지가 무척이나 보고 싶은 날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님!
민주화를 향한 당신의 삶은 강인했고 결연했습니다. 죽음마저도 민주주의를 꽃 피우기위한 과정이라고 신념을 불태웠던 당신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당신의 고통은 이 땅에 민주주의의 절박함을 알리는 강렬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23일간 가혹한 고문을 당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처참하게 짓밟힌 가장 추악한 어둠속에서도 온 몸으로 항거했습니다.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비장함은 대한민국 인권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꿈과 희망, 민주주의와 인권을 상징하는 김근태 정신으로 승화했습니다. 우리는 숭고한 그 뜻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했던 김근태 의장님!
실로 기적같이 이루어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도 있었습니다.
당신께선 국민과 함께 미래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동북아 평화번영의 시대로 나가고 싶어 했습니다. 평화는 곧 밥이고 평화가 깨지면 경제가 흔들린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꿈과 희망은 곧 우리의 꿈과 희망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많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당신이 그리울 때면 인재근 의원님의 씩씩한 모습을 보며 큰 위안을 받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 곳 하늘에서도 대한민국의 한걸음 한걸음을 지켜봐주십시오. 우리 국회가 국민과 함께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김근태 즈카리아의 안식을 빌며 국회의장 문희상 바오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