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쓰는 편지가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청계천 나들이
“어, 안 오신다고 뉴스가 나갔는데… 어떻게 하지. 천상 정정 보도를 해야겠구먼”이라고 어떤 언론사 편집국장과 사회부장이 말을 던져왔다. 청계천 복원 축하 행사장 입구에서 우연히 부딪쳤는데 이 분들이 그랬다.
방향이 맞고, 서울 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이 환영하는 ‘다시 물이 흐르는 청계천’은 우리 모두가 기뻐할 일이다.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줄이어 청계천으로 나들이 하고 있다. 참으로 괜찮은 일이다.
약간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들킨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이명박 시장이 어려운 결단을 했고, 결국 해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 하지만 뭐가 좀 그렇다. 혹시 내세우는 것은 아닌가 싶어 그랬다.
그러나 많이 고민하지는 않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참석했다. 진심으로 축하했다. 식이 끝난 뒤에 원혜영 의원, 채수찬 의원 그리고 기자 한 사람과 청계천 물이 흐르는 곳으로 내려와 걸었다. 유쾌했다. 많은 어려움에 부딪쳤을 텐데 잘도 해냈다. 이 시점에서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2005.10.5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