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보도] “빚진게 너무 많아서” 김근태 빈소 시민 발길

  • 김근태재단2012.01.01

ㆍ사흘간 3만4000여명 추모객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에서 1일 한 시민이 환하게 웃는 고인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여 조문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 고문이 타계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빈소를 찾은 추모객은 3만4000여명에 이르렀다. 특히 김 고문과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일반 시민들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고인을 애도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학원 강사 서인희씨(40)는 “한동안 (김 고문을) 잊고 살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미안해 집에서 울었다. 여기까지 올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겨우겨우 오게 됐다. 더 오래 있다가는 또 울어버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학생 김지수씨(21)는 “사실 별세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고인이 어떤 분인지, 어떤 역경을 겪으며 살아왔는지 몰랐다. 진작에 고인을 알지 못했다는 마음이 죄스러워 조문 왔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준태씨(48)는 젊은 시절 학생운동을 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힘들었던 시절 김 선배만큼 처절하게 투쟁했던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늘 고인을 우러러 봤습니다. 고문당한 후유증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가셔서 정말 죄송스럽고 또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오해정씨(62)는 타계한 날 곧바로 조문 오고 싶었지만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 보니 새해 첫날에야 시간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오씨는 “혼자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는데 그 길을 마다하고 희생한 고인의 행동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운명한 날에 이어 두번째로 빈소를 찾았다는 이윤중씨(31)는 “고문당하고 참 힘들게 사셨다는 걸 알고, 정치에 입문하신 뒤 마음속으로나마 계속 응원해왔다”고 전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온 최현숙씨(38)는 “아이들은 고인과 지난 역사에 대해 잘 모르니까 빈소에 오는 길에 지난 일들을 얘기해줬다. 이런 자리에서 직접 보고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같이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짧은 메시지를 통해 고인에게 못다 한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선배님의 뜻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용기가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경찰인으로 김근태 고문님께 사죄드립니다” 등 추모 글귀가 담긴 메모지 800여장이 장례식장 양쪽 벽을 가득 채웠다. 온라인 추모 사이트(facebook.com/forevergt)에도 고인을 기리며 영면을 기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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