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판셀로 작가
군부의 체포명단 7인 중 유일한 여성
미얀마 작가이자 민주화운동가 판셀로(오른쪽) 작가가 민주정부 지도자였던 아웅산 수지(왼쪽)의 초상화를 보고 있다. 김근태재단 제공
김근태재단(이사장 유은혜)은 지난 12월25일 ‘제7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수상자로 미얀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판셀로’(필명)를 선정해 시상했다. ‘김근태상 선정위원회’(위원장 방현석)는 현재 망명 중인 판셀로 작가를 대신해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쉐모 작가에게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선정위원회는 수상 결정문을 통해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도착한 이국땅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조국을 위해, 인간의 존엄을 위해 말, 글, 행동으로 무너져가고 있는 민주주의를 통렬하게 다시 돌아보게 해준 ‘판셀로’의 모습에서 10여 년의 수배생활을 견뎌내고 26번의 체포에도 당당했으며, 4년 만에 공개적으로 광주를 추모했던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떠올린다”면서 “이 상은, 민주주의자 김근태처럼 ‘저항하며 꿈꾸는’ 판셀로님에게, 서울역 부산역 창원역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외치는 미얀마인들에게, 미얀마에서 지금도 싸우고 있는 시민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존경이고,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약속이며, 미완의 민주주의 안에 안주해온 우리의 통렬한 반성”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5일 ‘제7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판셀로 작가를 대신해 쉐모(맨가운데) 작가가 상을 전달받았다. 김근태재단 제공
판셀로 작가는 영상과 화상통화를 통해 “2021년 2월 22일은, 60여 년을 싸워 2016년 비로소 되찾은 민주정부를 유린한 쿠데타가 터진 날이자, ‘봄의 혁명 선포일’인 그날부터 다시는 지지 않기 위해 700일 넘게 싸우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은 그 오랜 정성의 민주주의를 반드시 가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91년생인 판셀로는 2013~2014년부터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글로 군부의 표적이 됐고 2015년 아웅산 수지의 민족민주동맹(NLD) 집권 이후 2020년까지 4권의 책을 출간해 인기 작가가 되었다. 페이스북 팔로어 230만명의 인플루언서인 그는 1년 반 전 미국으로 탈출해 국제사회에 미얀마의 민주화를 요구하고 시민방위군(PDF) 기금 행사, 홍보 이벤트, 항의 시위 등을 적극 주도해왔다. 이 때문에 쿠데타 군부가 발표한 7명의 체포 리스트 중에 유일한 여성으로 들어있다. 2021년 동안 겪은 봄의 혁명 100일과 그 체험을 기록한 책 <봄의 혁명>은 한국어판도 나왔다.
상패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해마다 고 김근태 선생의 모습을 본 떠 제작한다. 수상 결정문은 김근태 선생과 오랜 우정을 나누고 뜻을 함께했던 장사익 선생이 직접 쓴 글씨로 제작했다.
미얀마 민주정부 지도자 아웅산 수지와 판셀로가 함께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