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 사료 1만6천건 온라인 공개
고 김근태·고 박용길 목사 옥중 편지·사진 등 포함
고 김근태 선생이 부인 인재근씨에게 보낸 편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왕=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현실의 기층 대중과 결합하지 못하고, 지식인 출신 위주의 운동을 하며 관념적 민중주의로 돌아왔습니다. 뼈저린 반성을 하여야 합니다.”
1988년 3월 1일 홍성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부인 인재근 씨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7일 온라인 사료정보시스템 오픈아카이브(archives.kdemo.or.kr)에 이 편지를 포함, 각 시민사회단체가 소장하고 있던 1만6천건의 사료를 새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오픈아카이브는 민주화운동 관련 사료를 정리하고 보존하는 사이트로 22만건의 문서류와 5만3천건의 사진 등 총 27만3천여건의 사료 정보를 제공한다.
또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의 구술 자료와 역사콘텐츠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사업회가 지난 한 해 동안 고 문익환 목사, 고 김근태 선생 등 민주화운동 주요 인사에 관한 사료와 한국YWCA연합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소장 사료 등 1만6천건을 추가로 등록했다.
문서류가 약 1만5천건, 사진·필름류가 900여건이다.
이중 김근태 선생이 생전 수감 중에 부인 인재근 씨에게 보낸 편지에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또 “아버지가 이곳(홍성교도소)으로 온 이후 (중략) 엄마 아빠 대신 너희들을 돌보아주고 키워주신 큰 엄마,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병준이(아들) 병민이(딸)가 갖기를 바란다”는 편지에는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도 엿볼 수 있다.
고 박용길 장로가 옥중의 고 문익환 목사에게 보낸 편지
(의왕=연합뉴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7일 온라인 사료정보시스템 ‘오픈아카이브’에 각 시민사회단체가 소장하고 있던 1만6천건의 민주화운동 사료를 새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고 박용길 장로가 옥중의 고 문익환 목사에게 보낸 편지. 2022.1.17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edgehog@yna.co.kr
고 박용길 장로가 옥중의 고 문익환 목사에게 매일같이 적은 편지는 2천 통이 넘는데, 여기에는 가족 이야기와 민주화운동 활동 소식이 마치 일지처럼 기록되어 있다.
박용길 장로의 편지는 늦봄문익환아카이브에서, 김근태 선생의 편지는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밖에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의 출소 모습을 담은 사진, 유럽지역 민주화운동 관련 활동 소식지, 민가협의 양심수 석방 활동 모습, 한국YWCA연합회의 여성직업운동 등에 대한 사료도 확인할 수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사료들은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