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걱정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 이대로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는 더욱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국민을 대대적으로 분열시키고 있다. 모든 권력과 부(富)를 1%의 ‘강자’에게, 1%의 ‘강부자’들에게 몰아주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과연 화합과 국민통합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런 빈익빈 부익부 방식은 철저하게 실패한 ‘부시식’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탐욕과 무절제, 거짓말로 무장한 미국 금융자본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 ‘세계화’의 그물망을 타고 전 세계의 시민경제, 기업경제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오바마식의 사회안전망 강화, 저소득 근로계층 지원, 교육, 보건 복지적 투자 확대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을 고려한 신 성장 동력추진 등…
그런데 실패한 부시보다 더 부시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방식으로는 우리가 직면한 이 경제적 위기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극복하는데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도 큰 문제지만 국민의 분열이 격화되고, 정책이 오락가락해서 신뢰할 수도, 희망을 가질 수도 없는 것이 더욱 심각한 것이다.
용산에서 여섯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나는 과잉진압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유가 여하튼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진상규명을 한다면서, 시간을 끌면서, 김석기 내정을 기정사실화하는데 사실상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오싹한 느낌이다. 철거민을, 국민을 적대시하는 분위기다.
“김석기씨를 ‘파면’하거나 ‘처벌’한다면 공무원 누가 일하겠는가?”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뉘앙스에서는 ‘공안통치’의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
법치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요구와 민원을 치안차원에서 공권력으로 다루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가 아닌가 싶다.
나는 에밀졸라처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분명히 ‘민간독재’다. 민간독재는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우리는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깃발을 분명히 그리고 높이 들어야 한다. 지금 바로 그렇게 해야 한다.
2009년 2월 3일
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