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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김근태 생각] 민주당 전당대회에 부쳐

  • 김근태재단2010.08.06

2010년 8월 6일 민주연대 주최

‘민주진보개혁세력 단일정당, 복지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 인사말씀

솔직히 충격이 컸다.

6.2 지자제 선거승리와 7.28 재․보궐 선거 패배 사이엔 간극이 정말로 컸다. 진짜 “너무한” 찜통더위 때문인지 심각한 느낌은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민주진보세력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결단할 것은 결단하고, 양보, 타협할 것은 그렇게 해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국민과 함께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파악하는 오늘의 상황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강부자’, ‘고소영’ 등 기득권 세력의 오만과 독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런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민심이반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둘째, 진실한 야권연대가 이뤄지면 국민은 적극 참여한다. 지자제 선거에서 그것은 입증 되었다. 선거 공학적으로 이뤄진 후보단일화는 모조리 실패했다. 은평과 충주가 그랬다. 또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도 역시 그랬다.

나는 ‘범야권 단일연합정당’으로 가야한다고 확신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시장만능주의’를 제외한 모든 세력은 여기에 대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이뤄 내야할 우리의 과업이다.

대타협이 있어야 한다. 가능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진보적 ‘범야권 단일연합 정당 건설’이 중심의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그것을 실현해 낼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그것을 실현시킬 의지와 능력이 있는 세력은 누구인가?’ 등이 활발하게 토의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확실한 복지국가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진보교육감 등에 대한 기대, 무상급식, 무상보육, 사교육 없는 세상 등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전면적 도입과 내실화, 양극화 문제의 극복방향 제시에 과감해야한다. 또한 유능할 수 있어야 한다.

요사이 동아시아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참으로 고통스럽다. 마치 20세기 초에 발생했던 청일전쟁, 러일전쟁 전야처럼 느껴진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잠재적, 전략적 갈등이 노골화 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남북 간의 갈등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와 별 관계가 없는 듯한 분위기다.

우선,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구조적으로 그렇고 또 요구가 넘쳐 난다.

그것을 외면하면 당선될 수가 없다. 정치자금, 즉 ‘돈’을 대줄 수 있는 사람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적나라한 권력정치, 패거리정치가 관철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일부 지역위원장들의 영향력이 크다. 일부로부터 받는 돈으로 대의원들이 서울로 오는 비용과 식사대접비용 등을 부담한다. 그리고 누구를 찍으라고 이른바 ‘오더’가 거기서 내려진다.

이것을 밝히고 여기에 개입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모처럼 어쩌다 한 번씩 하는 “우리끼리 잔치”인데 거기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른바 ‘자강론’을 좋아한다.

특단의 조처가 있어야 한다.

서울에 1만여 명이 모여서 큰 집회를 열어야할 필요가 지금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폐해가 너무 크다.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위원장이 누구를 찍으라는 이른바 ‘오더’를 내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선관위의 역할이 국민선거 수준에 이르도록 강화하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이런 일로 정치적 손해를 본적이 몇 번 된다. 그런데도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이대로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말과 주장은 뭐라고 해도, 진보적 ‘범야권단일연합정당’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얻은 지도부 권력이 자신의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절망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깨어있는 시민’의 가슴 속 열정에, ‘행동하는 양심’들의 결단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인가?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걸 시작하고 싶다.

2010년 8월 6일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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