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재단》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합니다.
세상에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태일과 그 어머니 이소선 어머니에 해당하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전태일이 ‘전태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했던 절규를 이 사회를 향해, 우리의 양심을 향해 다시 또 다시 끊임없이 주장해 온 이소선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왜 회의와 흔들림이 없었겠습니까.
두려움도 고통도 작지 않았을 거구요.
그러나 정말로 이 소선 어머니는 아들 아니 참된 사람으로서 전태일의 외침,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그 말을 놓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태일 재단은 사실상 전태일-이소선 재단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소선 어머니가 ( ) 괄호 속에 이미 들어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전태일은 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의 비전이고, 우리의 희망인 것입니다.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 소동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미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입니다. 직장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경제의 도리입니다. 또 이른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도 거꾸로 나갑니다. 100만 명 해고대란설이라든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의 유연성이라느니 하면서 말입니다. 비정규직 기간 제한은 사실상 폐지하자는 얘기입니다.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자는 말입니다. 그것이 최대의 노동유연성을 보장할테니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전태일이 역사 속에 갇혀져서는 안되는 상황입니다.
노동하는 사람의 자부심.
노동하는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에 대해, 이 세상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전태일의 삶과 죽음을 모르는 사람은
이 사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것을 큰 소리로 강조하고 싶다.
이소선 어머니 그리고 장기표 이사장과 함께 외치고 싶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