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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김근태 생각] “손학규, 야당성·투쟁성 더 강화해야”

  • 김근태재단2011.07.27

경향신문 인터뷰_2011년 7월 27일자

“손학규, 야당성·투쟁성 더 강화해야”

ㆍ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인터뷰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은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에 대해 “야당성, 투쟁성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면서 “야당성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를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임고문은 최근 민주당의 KBS 수신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문제를 지적하며 “(손 대표가) 단호하게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며 “민주당은 불신 극복이 가장 큰 장애요소”라고 지적했다. 인터뷰는 김 고문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내수동 한반도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손 대표 체제의 당 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애쓰고 고생하고 있긴 한데, 야당성, 투쟁성이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민주당의 존재감, 손학규의 존재감이 국민에게 더 크게 다가가지 않을까. 스타일 정치를 말하는 게 아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언론 생태계’ 문제와 연관된 것이다. ‘국민이 싫어하니까 반대한다’는 게 아니라 한국의 미래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분명하게 하라는 것이다. 한·EU FTA를 여당에 합의해줬다가 바꾼 것도 마찬가지다. 단호하게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26일 서울 광화문 ‘한반도재단’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 현재 민주당이 가고 있는 노선은 어떻게 생각하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의 그림자가 비춰져 있다. 두 분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다. 두 분이 돌아가시고 나니 빈자리가 크다. 그 빈자리를 중도실용주의라는, 한국 사회의 작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치노선 흐름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4·27 재·보선 분당을 선거에서 손 대표의 승리를 놓고 당에서는 ‘중도실용주의로 이겼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위험한 것이다.”


– 손 대표가 진보적이라고 평가하나.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야당성을 어떻게 (확실히) 할 수 있느냐를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민주당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적 흐름이나 정책 현안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FTA 문제다. 당시(2007년) FTA에 대해 판단이 잘못됐음을 국민에게 고백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이 생긴다. 불신 극복이 민주당의 큰 장애요소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도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버스에 참가하고 있는데, 이런 비정규직 문제는 모두 불완전한 경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도 진정성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 올 10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가 민주당에는 어떤 의미인가.


“이번 전당대회는 범야권을 아우르는 대회가 돼야 한다. ‘통합’으로 아우르면 훨씬 더 좋고, 통합이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한나라당을 누르고 승리할 수 있는가를 정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 최근 한나라당이 진보적 정책으로써 ‘좌클릭’한다는 평가를 받는데.


“전체적으로는 좋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의 지지 영토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를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 야권에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연대냐, 통합이냐를 두고 입장이 갈린다.


“우리는 이미 나름대로 정답을 갖고 있다. 통합이 되는 게 더 좋다. 그것이 한나라당의 일대일 구도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민생 문제도 절박하다. 무상급식처럼 진보적 정책이 국민에게 가려면 통합해야 한다.”


– 범야권 통합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나.


“우선 진보세력이 큰 통합을 이루는 것이 전체 야권대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닮았고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먼저 뭉치는 게 의미가 있고, 필요하다고 본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은 1987년과 1997년에 버금가는 대전환의 시기다. 고민해야 한다. 지난 4·27 김해을 재·보선처럼 후보단일화를 하고도 지면 곤란하다. 후보단일화는 한나라당을 다시 제1당으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통합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 결국 제1야당인 민주당이 결단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있을까.


“내년 총선·대선 승리를 위한 원탁회의를 만들어 먼저 합의가 가능한 정책연합을 하는 게 좋겠다. 결국 후보단일화 문제인데 우리 입장에선 왜 어려운지, 진보정당들은 왜 불가피하게 후보단일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원탁회의에서 토론하고, 이를 국민에게 전해야 한다. 그래서 합의를 모으는 방향이 필요하다.”


– 야권통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기도하고 호소할 생각이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국가지도자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나라의 지도자는 동정심과 과거에 대한 향수로 뽑아서는 안된다. 그가 국가지도자가 되면 우리 국민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또 받을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4년차다. 어떻게 평가하나.


“첫 개각부터 ‘고소영·강부자’ 인사를 했다.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하거나 불가피했다고 보는 것 같다. 이 대가가 우리 사회 큰 상처로 올 것 같다. 레임덕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힘든 것이다. 국력의 낭비다. 마땅히 스스로 이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은 거둬들여야 한다.”


– 요즘 무슨 일에 열중하고 있나.


“제일 많이 하는 것은 노는 것이다. 운동을 주로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데 요새 골이 잘 안들어가서 슬럼프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건가.


“그럴 생각이다. 내년 총선에서 다수의석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하고 싶고, 대선에서 또 정권교체를 이뤄 복지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


<안홍욱·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11-07-26 22:01:39ㅣ수정 : 2011-07-26 23: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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